숙자씨
우곡 이진호
재춘이 엄마가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 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 라는 간판을 단 것이 아니라는거
왠만한 사람은 다 알지
간월암 기왓장에 "김재춘" 이라 쓴
재춘이 엄마의 마음
갑수네 엄마도 그랬고,
병섭이네 엄마도 그랬고 ,
상규네, 병호네 엄마도 그랬지
그러나
나는 내 아내의 이름을 쓰리라
나를 만나 나와 함께 살아오면서
언제나
자기의 이름을 적어도 좋을 자리에
큼지막하게 내 이름만 쓰던
내 아내의 멋진 이름을
오늘은
여기 대문짝 만하게 쓰리라
숙자씨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