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04 18:27
글쓴이 :
정성해
조회 : 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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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편지 -이해인 산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단풍나무 빛깔입니다.
어떻게 모든 사람을 골고루 다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에 빠져 있는 나에게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붉은 뺨을 지닌 바람이 내게 와서 말합니다.
'무어든 너무 잘하겠다고 욕심부리지 마세요. 사람들의 눈을 잘 들여다보면 그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답니다!'
그래서 이 가을엔 '사랑한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고 아껴두기로 합니다.
나를 의심하고 오해하고 힘들게 하는 한 사람에게 성을 내고 변명하기 보다 침묵 속에서 그를 위해 기도하며 끝까지 우정과 신뢰의 눈길을 보낼 수 있을 때, 진정 용서하기 힘들었던 한 사람을 내가 환히 웃게 해 주고 그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할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사랑이란 단어를 자신 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어떤 빛깔일까요? 담백한 물빛? 은은한 달빛? 아니면 향기롭게 익어가는 탱자빛? 터질듯한 석류빛? 무슨 빛깔이라도 좋으니 아름답게 가꾸시고 행복하시고 제게도 좀 보내주실래요?
우리 모두 바람 속에 좀 더 넓어지고 좀 더 깊어져서 이 가을이 끝날 때 쯤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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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렇게 더운 여름날이 있었을까? 싶게, 거짓말 처럼 여름은 지나고 가을인가 했더니 요즘의 새벽 기온은 제법 손까지 시리게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축복으로 주시는 가을의 아름다움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가 어려운듯 합니다.깊디 깊은 파아란 하늘과 어우러 불어오는 향긋한 갈바람이 코끝을 자극하고 조금씩 조끔씩 소리없이 물들어가는 단풍들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리는것 같은 저녁입니다.
이해인님의 글 처럼 좀 더 넓어지고 좀 더 깊어져서 이 가을이 끝날때 쯤 어디에서 한번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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